배움을 나누며, 사랑을 나누는 방법을 배우다.
디지털미디어학과 4학년
이제욱
8박 9일간의 베트남 여정이 마무리되었다. 6월부터 해외 봉사라는 큰 목표를 위해 교육을 듣고, 단원들과 따로 모여 수업을 준비하고, 공연을 준비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모두 보여주고, 나누어준 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한동안 공허함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이 긴 공허함의 이유를 생각해보니 해외 봉사가 이미 나에게 중요한 것으로 자리 잡았던 것을 알게 되었다.
소통이 쉽지 않은 타지에 가서 봉사하기로 처음 마음먹었을 때는 두려움이 컸다. 과연 내가 어린 친구들에게 좋은 교육을 하고, 이 친구들에게 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첫 수업은 내 인생에서 가장 떨리는 50분이었다. 하지만 내가 설명할 때 친구들 모두가 집중해서 내 눈을 보고 있었고, 투석기를 만들 때도 모두가 투석기에만 집중하였다. 그리고 종이별을 골대에 골인시킬 때 친구들의 입가에는 이미 미소가 가득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나는 이들의 순수함을 느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정말 잊을 수 없는 행복을 많이 주고 떠나고 싶다고 다짐하였다.
2일 차 수업부터는 친구들의 옆자리에 앉아 베트남어로 말을 걸었다. “뗀 엠 라지? (이름이 뭐예요?)” 서툰 베트남어로 먼저 말을 걸자, 친구들도 수줍게 자신의 이름표를 보여줬다. 그렇게 친구들과의 교류가 시작되었다. 쉬는 시간에도 수업 준비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친구들의 교실에 가서 장난을 쳤다. 그 이후에는 내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장난을 쳐주는 친구들이 생겼다. 학교에서는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았다. 어느새 4일 차 마지막 수업까지 끝내게 되었고, 정말 많이 준비해 왔던 부채춤과 무언극까지 끝나게 되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였다. 5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친구들에게 많은 정을 줬던 것 같다. 하나둘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매우 씁쓸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그 헤어짐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겨두고 떠나기에 더욱 어려운 것 같다.
이번 해외 봉사 기간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있었다. 수업 준비가 생각보다 잘 안되는 때도 있었고, 날씨처럼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가 나를 괴롭혔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23명의 단원이 늘 곁에서 도와주고 응원해 주었기에 잘 마무리하고 기분 좋게 돌아온 것 같다. 그리고 늘 우리를 감싸주셨던 은아 선생님, 재연 선생님 그리고 기현 계장님이 계셨기에 이번 해외 봉사가 그 어느 순간보다 행복했던 것 같다. 이번 해외 봉사가 끝나도, 나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통해 배운 ‘배움을 나누는 행복’을 꼭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이 행복을 앞으로 살아가며 많은 사람에게 나눌 것이다. 아이들에게 배움을 나누며, 비로소 나도 사랑을 나누는 법을 배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