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같은 ‘해봉’, 한 번 도전‘해봉’까?
청소년지도학과 4학년
최용현
해외봉사에 대한 이야기는 학교를 7학기 동안 다니며 여러 이야기를 들어왔다. 다녀온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꼭 한 번은 다녀와라’였다. 하지만 나의 마음 속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고 신청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매주 2회씩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교육봉사가 있어서 ROTC 하계훈련도 못 가게 되었고, 방학에 다른 활동들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근로와 봉사만 하며 방학을 보낼 거 같다는 아쉬운 마음이 생기기도 잠시, 교육봉사하는 지역아동센터에서 해외봉사 기간과 딱 맞는 시기에 센터 방학을 잡게 되었고, ‘해외봉사가 운명인가?’하는 마음으로 해외봉사에 도전해 보게 되었다. 열심히 준비한 끝에 합격했고, 해외봉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해외봉사를 위한 4번의 사전교육 동안, ‘할 게 생각보다 많네’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 다른 활동들로 인해 해야 할 일들도 많이 겹쳐있고 해외봉사 준비에 쏟아야 할 시간들이 나의 마음을 계속해서 괴롭혔다. 특히, 0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문화봉사 ‘무언극’조의 조장을 맡게 되면서 마음은 계속해서 어려워졌었다. 갈피를 못 잡고 있어 부담이 더 커질 뻔했으나 팀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모은 덕분에 ‘흥부와 놀부’가 탄생할 수 있었다. 어쩌면 나는 이번 해외봉사에서 진짜 흥부였을지도 모른다. 착하다는 소리는 아니고, 가정은 이뤄놓고 가난하게 놔두고, 형에게 밥을 구걸하러 가는 어쩌면 무책임한 사람이었다는 뜻이다. 무언극을 추천해놓고 무언극조 조장이 되었지만 무언극을 안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었다. 팀원들이 너무너무 잘해주었고, 각자의 역할뿐만 아니라 서로의 행동도 함께 신경 써주며 하나하나 다듬어 가서 성공적으로 공연도 마칠 수 있었다. 나에게 팀원들은 ‘제비가 준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무언극이라는 일을 벌려두고 잘 챙기지 못했던 나에게 ‘성공적인 마무리’라는 선물을 주었기 때문이다. 팀원들이 있었기에 무언극을 0에서 100으로 완성시킬 수 있었고, 이전에는 없던 무대를 만들어낸 거 같아 마음이 후련하다.
운명같이 시작했던 해외봉사는 처음에는 마음을 어렵게 만들었지만, 지난 학기부터 마음 속이 비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나에게 베트남 아이들이 우리에게 준 사랑과 단원들의 사랑으로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인생에서도 어려움이 찾아올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때마다 어려움 속에는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 함께하는 동역자가 있고 어려움 끝에는 선물같은 결과가 있었다. 이번 해외봉사도 인생의 한 페이지를 보여줬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려움이 찾아올 때, 해외봉사가 보여준 인생의 한 페이지를 기억하면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